2023/06/23

귀공자 (The Childe, 2023)

직설적인 제목이려고 했었다면 [코피노(들)]라고 하는 편이 맞았겠지만 최종 결정권자의 의도는 그걸 피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귀공자]라는 제목은 귀공자 같은 외모의 살인청부업자이기도 하고 '누군들 귀한 자식이 아니겠는가'라는 의미까지 내포하는 듯 합니다.



박훈정 감독의 필모에서 [낙원의 밤]과 함께 중간 지대에 놓일 수 있을 작품. 따지고 보면 큰 줄거리는 엄청나게 단순한 편이라 그런 듯 합니다. 물론 [낙원의 밤]에 비해면 기술적인 완성도가 높은 편이고 그로 인해 잘 만들어진 하이스트 무비의 느낌을 주네요.



극장을 찾기 전까지 [스파이더맨 -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와 고민을 하다가 기왕 청불 영화를 선택했습니다. 전연령 관람가 영화는 나중에 집에서나 보는 걸로 하려고요.



극장 환경에서 상영되는 '자막 없는' 한국영화가 자막 있는 외국 영화에 비해 대사 전달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영화 관계자들이 어떻게 극복해낼지 궁금합니다. 대부분의 영화/드라마에 한글 자막을 달아서 보다가 오랜만에 자막 없이 보려니 좀 불편했습니다. [귀공자]는 일부 조연 외에는 꽤 잘 들리는 편이었어요. @

2023/05/20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 Vol. 3 (Guardians of the Galaxy Vol. 3, 2023)

 한줄 소감 : 라일라 사진만 봐도 또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많은 말이 필요 없는 오랜만의 '보기 좋았던' 마블 영화이지만, 특히 [토르 : 러브 앤 썬더]나 [앤트맨과 와스프 : 퀀텀매니아]와의 비교는 당분간 좋은 이야깃 거리가 될 듯 합니다. @

2023/05/07

비프 (Beef, 2023)

넷플릭스의 10부작 블랙 코미디 [비프]를 감상했습니다. 최근 헐리웃의 아시안 열풍에서 최전선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는 두 배우, 스티븐 연과 앨리 웡을 주연으로 하는 아시안 버전의 [아메리칸 뷰티]라고 불러주고 싶은 작품입니다.

넷플릭스가 세계 시장에서 K-컨텐츠의 영향력에 통큰 투자를 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내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미국인들에게도 여러 기회가 주어지고 있는 듯 하네요. 스티븐 연이나 다른 배우, 스텝들과 마찬가지로 그 자신이 한국계 미국인인 이성진 감독이 총괄 기획을 맡고 직접 각본과 연출 작업에도 참여했습니다.



대형 쇼핑몰의 주차장에서 붙은 시비로 악연을 이어가게 된 대니(스티븐 연)과 에이미(앨리 웡)의 이야기이면서 미국 내 이민자 출신이라는 특별한 배경의 인물들 뿐만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이라면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좌절감과 분노의 감정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 [비프]입니다. 하는 일마다 잘 풀리지 않아 자살할 결심까지 하게 된 노총각은 노총각 대로, 반면 굉장히 잘 나가는 입지전적인 여성 사업가는 사업가 대로 '정의롭고 능력있는' 일반적인 주인공들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인물들로 그려지는데 그런 덕분에 두 주인공을 중심으로 기상천외하면서도 코믹한 상황 전개가 만들어지는 동시에 시청자에게는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되는 듯 합니다.



지난 4월 넷플릭스를 통해 첫 공개되었던 시점에는 당장 보고 싶은 마음은 잘 들지는 않는 편이었는데 마침내 보고 나니 굉장히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걸 인정하게 되네요. 이틀에 걸쳐 5편씩 단숨에 완주했습니다. 한국이나 다른 아시안 이민자 출신들의 '문화적 특색'에 집중하는 작품이 아니라 이거야 말로 그들의 시각과 입장에서 제대로 터져나온 이야기라고 생각되네요. 출연진 가운데 주인공의 과격한 사촌 형으로 출연한 데이빗 최(David Choe)의 존재감과 화려한 입담은 [비프]라는 작품의 전반적인 특색과 잘 통하는 듯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