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베이 감독의 극장 개봉 신작 [앰뷸런스]가 넷플릭스에 올라와 감상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이었던 라이언 레이놀즈 주연의 [6 언더그라운드]을 볼 수 있었던 게 2019년이었으니 3년 만에 내놓은 연출작이라고 하겠습니다. 마이클 베이의 연출작이라고 하면 관객마다의 호불호는 나뉠 수 있어도 기술적인 완성도에 있어서는 딴지를 걸 수 없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그냥 잘 만드는 정도가 아니라 언제나 한 발 앞선 촬영 기법의 도입으로 이후 다른 영화들에 영향을 주는 트렌드 세터에 가깝다고 해야겠죠.
[앰뷸런스]는 LA 도심의 은행 털이에서 살아남은 주인공 형제(제이크 질렌할, 야히아 압둘 마틴 2세)가 총상을 입은 경찰과 구급대원(에이사 곤잘레스)을 인질로 삼아 앰뷸런스를 타고 도주하는 상황극입니다. 영화 좀 보던 분들이라면 감상 도중에 아 이거 마이클 베이 영화로구나 하고 눈치를 채실 수 있을 만큼 자신의 평소 스타일을 가감 없이 쏟아내고 있는 편입니다. 잘 모르고 보시는 분일지라도 이 작품은 평소에 넷플릭스에서 보던 다른 영화들과는 액션의 스케일이 다르다고 생각하실 것이고 그럼에도 마지막 엔딩에서는 마치 정부 투자 대국민 애국심 고취 영화를 보는 듯한 특유의 배경 음악과 슬로우모션들 때문에 어디선가 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으실 수도 있을 겁니다.
기존의 마이클 베이 감독 작품들에서 이번 [앰뷸런스]가 한 발 더 앞서나간 지점은 카체이싱 장면들에서 사용된 드론 카메라의 사용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최근에는 드론 촬영으로 얻어내는 멋진 항공뷰 장면을 비단 액션이 강조된 영화가 아니더라도 자주 볼 수가 있는 편인데 [앰뷸런스]에서는 높은 상공에서 내려보기만 하는 버드뷰 뿐만 아니라 정신 없이 달리는 차량의 주변에서 시작했다가 어느새 위로 올라가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카메라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그러잖아도 정신 없는 추격씬에서 이런 카메라 워킹(또는 플라잉)까지 굳이 필요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입니다만 마이클 베이는 이번에도 새로운 시도에 망설임이 없었고 이런 시도는 또 다른 연출가들과 촬영 감독들에게 영향을 주게 될 걸로 예상됩니다.
앞에서 언급했던 이야기를 다시 뒤바꿔서 말해보자면 마이클 베이 감독의 영화는 기술적인 탁월함이 있지만 보는 이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편이지요. 근엄한 영화 비평의 관점에서 보자면 놀려먹기 좋은 허점이나 편향된 관점의 문제도 있고 단순히 액션 영화로만 놓고 보더라도 스타일이 어느 한 쪽으로 크게 치우친 데다가 이것이 최근의 관객들의 취향과는 잘 맞지 않고 있다는 단점도 지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비록 코로나 상황이긴 했지만 마이클 베이 감독의 영화치고는 극장 흥행에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도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어중간한 액션물들에 비해서는 훨씬 나은 편이라 해두고 싶네요.
마지막 TMI로는 2005년 동명의 덴마크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입니다. 아마도 소박했던 원작을 그대로 다시 만들었다기 보다는 기본 설정만 가져오고 그외에는 마이클 베이식 변주로 채워넣은 작품이 이번 LA 버전의 [앰뷸런스]라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
(2022. 10. 12 작성)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