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시리즈의 스핀오프 드라마 [안도르]의 3개 에피소드가 한글 자막과 함께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미국 현지에서 먼저 공개되었던 시점이 지난 9월 21일이었으니 다행히 3주 만에 한국에서도 볼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이제 남은 에피소드들은 별다른 일이 없는 한 매주 한 편씩 업데이트가 되겠지요.
주인공 카시안 안도르는 2016년 말에 공개돼 호평을 받았던 [로그 원 : 스타워즈 스토리]에 등장했었던 인물입니다. 여주인공을 돕는 반란군의 정보 요원으로 장교(대위)로 주연급 조연 정도였죠. 그런 인물을 새로운 주인공으로 내세워 스타워즈 세계관 기반의 드라마로 구성해낸 작품이 [안도르]입니다. [안도르]는 정확히 말하자면 [스타워즈] 사가의 스핀오프 작품에서 다시 파생되어 나온 확장판, 그 중에서도 [로그 원] 보다 이전 시점을 사건들을 다루는 프리퀄 드라마가 되는 셈입니다.
[스타워즈]의 스핀오프라고 해서 다 잘 된 것도 아니었던 와중에 이번 [안도르]에 대해서는 꽤 좋은 소문이 들려 오더군요. 그래서 저는 기존의 자매품들과는 좀 다른, DC 유니버스에서의 [조커](2019)와 같이 좀 더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이려나 막연한 기대를 했었습니다.
실제로 시청해본 [안도르]는 느와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 그러고 보니 조연급 캐릭터를 통해 막간 웃음을 선사해오던 장치가 없네요 - 굉장히 사실적인 느낌을 강조하는 인상이고 다른 [스타워즈] TV 시리즈들에 비해 기술적으로 아주 잘 만들어진 느낌입니다. CG를 쓰더라도 너무 화려하거나 어색한 점이 없이 스팀펑크 SF의 느낌만을 적당히 잘 살려내고 있다는 말씀입니다.
미국과 한국에서 동일하게 첫 에피소드 3편을 동시 공개한 이유는 화제성을 위한 것도 있었겠지만 이 정도가 딱 장편 영화 한 편 분량의 러닝타임이 되기도 하고 내용상으로도 1부에 해당하는 줄거리를 보여주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 어떻게 반란군의 손에 키워지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과거 시점과 이후 성장한 현재 시점에서 좀도둑 정도로 살아가던 인물이 어떻게 반란군에 합류하게 되었는지를 교차해서 보여주는데 세번째 에피소드의 마지막 장면이 딱 '카시안 안도르, 더 비기닝'이거든요. 앤더슨이 네오로 각성해서 하늘로 치솟아 오르며 끝나는 [매트릭스](1999)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플롯의 마무리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안도르]가 특별한 이유 한 가지를 꼽자면 주조연을 불문하고 등장인물 모두를 향해 있는 카메라의 시선입니다. 이야기는 물론 카시안 안도르를 중심으로, 그것도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두 시간대의 이야기를 한꺼번에 보여주고 있지만 그외 등장하는 주변 인물 하나 하나에까지 생명력을 불어 넣어주는 섬세한 연출(토비 헤인스)이 단연 돋보입니다. 구구절절한 설명을 덧붙일 여유까지는 없었겠지만 각각의 인물들은 그들 나름대로 무언가 복잡한 사연이 하나씩 있을 것만 같습니다. [스타워즈] 본편들에서는 그저 이름 없는 반란군 캐릭터 중 하나였던 인물이 이렇게 자기 이름을 내건 시리즈를 내놓게 된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죠. [로그 원]과 [안도르]에서 재미 이상의 감동 요소를 찾게 된다면 결국 이런 지점에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주말에는 오랜만에 [로그 원 : 스타워즈 스토리]를 다시 한번 봐야겠네요. @
(2022. 10. 6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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