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축구 팬들에게 잉글리쉬 프리미어리그 2022-2023시즌의 아홉 번째 라운드는 지난 라운드 레스터시티 전에서 마수걸이 해트트릭을 기록한 손흥민이 A매치 두 경기에서 각각 프리킥과 헤더 골 하나씩을 넣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으로서의 제 몫까지 하고 난 뒤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에서 3:1 패배를 막지 못했던 속 터지는 경기로 회자되었습니다. 답답한 콘테식 전술에 십자포화를 쏟아부으면서 이번 경기의 퇴장으로 앞으로 3경기 동안 에메르송 로얄을 안봐도 된다는게 유일한 위안인 상황이죠.
하지만 전세계 축구 팬들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이번 아스널과 토트넘의 경기에서 아스널이 승리를 가져가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고(네, 우리들 대부분은 언제나처럼 너무나 낭만적인 관점에서 일방적인 응원과 예측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지난 주말의 헤드라인은 맨체스터 더비에서 보여준 엘링 홀란드의 어마어마한 활약(6:3 승리에서 3골 2도움) 하나로 요약될 수 있을 따름입니다. 그 앞에서는 팀 동료 포든의 생애 첫 해트트릭이나 라운드 마지막 '멸망전' 경기에서 레스터시티가 노팅엄에 4:0 완승을 거두는 데에 매디슨이 2골 1어시스트의 맹활약을 한 것 마저 화제거리 축에도 끼지 못할 지경입니다.
시즌 전 전도유망한 최전방 스트라이커들을 영입하며 기대를 모았던 두 팀이 리버풀과 맨시티였는데, 리그 두번째 경기에서 퇴장을 당하면서 앤디 캐롤의 추억을 불러일으킨 누네스와 달리 홀란드는 경기마다 골폭풍이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는 중입니다. 박지성이 맨유에 입단한 것을 계기로 EPL 경기 중계를 보기 시작했고 판타지 프리미어리그도 즐기게 되었는데, 이번 맨체스터 더비에서 친정팀이자 현재 소속 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6:3 대패를 씁쓸한 표정으로 지켜만 봐야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모습을 보니 격세지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때 FPL에서 호날두는 매 경기 압도적인 포인트를 생산해내는 소위 '사기캐'에 가까워서 게임에 참여하는 누구나 호날두를 자기 팀에 갖고 있을 수 밖에 없었는데 지금의 홀란드가 그런 선수로 오랜만에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홀란드를 갖고 있으면서 캡틴으로 지정해 더블 스코어를 노리는 것은 누구나 해야 할 일이고, 게임 참가자의 점수 차이는 그외 선수 구성에 따라 달라지는 중입니다.
네, 저는 손흥민이 캡틴이었고요. @
(2022. 10. 4 작성)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