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드라마 [안도르]를 위해 오랜만에 [로그 원 : 스타워즈 스토리]를 다시 감상했습니다. [스타워즈] 시리즈, 그 중에서도 첫 작품이었던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1977)은 [로그 원]이라는 스핀오프 작품을 낳았고, 그로부터 다시 8년 만에 [로그 원]의 등장 인물 중 하나였던 카시안 안도르의 과거 이야기를 드라마로 볼 수 있게 된 것이죠. [로그 원]의 개봉 당시에는 여주인공 진 어소(펠리시티 존스)에 집중해서 보다보니 최근까지 기억에 남는 건 아버지 갤런 어소(매즈 미켈슨)와의 재회, 그리고 스타워즈 팬들을 열광시켰던 다스 베이더의 무시무시한 등장 장면 정도였습니다.
[로그 원]은 아무래도 본편이 되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과의 연계성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작품이랄 수 있습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의 줄거리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사막 행성의 한 소년이 제다이가 되어 제국군의 비밀병기를 파괴한다 아니겠습니까. 반란군의 지도자였던 레이아 공주(캐리 피셔)가 드로이드 R2D2를 통해 사막 행성에 머물고 있던 오비완 캐노비(알렉 기네스)에게 메시지를 보내 도움을 요청하는데 그 안에 제국군의 비밀병기, 데스스타의 설계도가 있었던 거죠. 그런데 과연 이 설계도는 어떻게 반란군의 손에 들어오게 되었던 것일까? 이 질문에 답하는 작품이 [로그 원]입니다. [로그 원]은 그 중심 스토리 뿐만 아니라 곳곳에 [스타워즈]의 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추억의 장치들을 여럿 깔아놓기도 했죠. 팬들의 호평을 받은 이 방식은 이후 제작되는 많은 스핀오프 영화와 드라마에서 남발되는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레퍼토리가 되고 있습니다.
영화의 후반부가 제국군과 반군 간의 처절한 전투 장면으로 채워지다보니 장르적으로는 전쟁 영화로 분류될 수도 있겠습니다. [스타워즈]가 먼저 있었기에 [로그 원]도 만들어지고 남다른 의미를 갖게 될 수 있었던 것이지만 하나의 독립적인 작품으로서의 [로그 원] 자체가 상당히 만족스러운 편입니다. 제다이와는 달리 평범한 존재들이지만 제국의 폭압으로부터 해방이라는 대의를 위해 싸우고 희생하는 인물들이 주인공이 되는 작품이랄까요. 덕분에 [로그 원]은 앞서 개봉했었던 [스타워즈] 에피소드 1 ~ 3편의 귀족적이고 화려했던 그래픽과는 상반된 이미지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들의 짠내 나는 고군분투와 하나씩 쓰러져가는 모습들은 그 자체로 깊은 울림을 선사합니다.
[로그 원]에서 카시안 안도르는 반란군 대위 신분으로서 맡겨진 임무를 위해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면모의 인물로 그려집니다. 그의 대사 중에는 "6살 때부터 제국군과 싸워왔다"도 있지만 반란군의 대의를 앞세우는 과정에서 정의롭지 못한 일들까지 수행해야 했고 그로 인해 죄책감에 시달렸다는 고백도 있었습니다. 첫 에피소드 3편을 통해 반란군에 합류하게 된 과정을 보여준 드라마 [안도르]의 이후 이야기에서 예상되는 줄거리는 대의와 생존을 위해 갈수록 흑화되어 가는 한 인간의 모습과 그로 인한 내면적 갈등이나 조직과의 불화 같은 것이 아닐까 싶네요. 제이슨 본 시리즈를 비롯한 여러 작품들의 시나리오를 집필했던 토니 길로이가 [로그 원]에 이어 [안도르]의 각본과 제작자로 참여하고 있어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뒤바뀔 일은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
(2022. 10. 9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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