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미니시리즈 [카지노] 시즌2의 첫 3개 에피소드가 2월 15일 수요일 공개되었습니다. 디즈니플러스 측의 가입자 유도 전략에 따라 인위적으로 나뉘어졌던 시즌이었기 때문에 시즌2의 1화는 자연스럽게 시즌1의 8화 마지막 장면에서 이어졌죠. 차무식(최민식)이 받아주어 민석준 회장(김홍파) 밑에서 일할 수 있게 되었지만 거의 '미친 놈'에 가까운 건달이라 차무식과 으르렁거리는 사이가 되어버린 서태석(허성태)이 총기를 들고 차무식의 침실까지 잠입해들어간 장면이었습니다.
역시나 서태석은 차무식에게 간단히 제압되어 필리핀을 떠나야 할 처지가 되고 마는데, 차무식의 고등학교 선배이자 필리핀의 또 다른 카지노 사업가인 한성일(이성원)의 밑으로 들어가면서 그곳에서 고영희 회장(이혜영)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고 회장이 볼튼 카지노에서 딴 돈을 도둑 맞은 일 자체가 차무식의 소행이라고 고 회장을 부추겨 부산 조폭들을 움직이게 되지요.
서태석은 차무식의 볼튼 카지노를 다시 찾았다가 중국계인 삼합회 갱단들과 싸움이 붙어 총격전까지 벌인 끝에 현지 경찰에게 체포가 되는데, 차무식은 호송 중이던 서태석을 빼내 자신이 직접 손을 봐주려고 합니다. 호송 중이던 차량에는 마침 오승훈 경감(손석구)이 탑승하고 있어서 차무식이 필리핀 경찰 조직까지 마음대로 움직이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죠.
차무식은 이번에도 서태석을 바로 죽이지 않고 겁만 줘서 필리핀을 떠나게 할 생각이었는데, 2화에서는 차무식이 부산 조폭들에게 붙들려 신체 절단을 당할 뻔한 상황에서 서태석이 나타나 자신의 손으로 차무식을 죽이려고 합니다. 그런데 서태석이 차무식을 승용차 트렁크에 넣어 그대로 호수에 빠뜨린 뒤 집으로 돌아와 술에 취해 잠든 사이, 정체 모를 괴한들이 나타나 서태석의 집 안에 독사들을 풀어 결국 서태석을 죽게 만듭니다. 서태석에게 복수할 생각으로 뒤를 쫓던 삼합회 갱단들이 차무식을 구해주고 서태석은 처단해버린 것이었죠.
한편 부산 조폭들은 차무식에게 고 회장 건에 대한 자백을 내서 더 큰 돈을 받아낼 생각이었는데 서태석에게 차무식을 빼았겼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살아돌아온 차무식이 놓은 덫에 걸려 꼼짝없이 한국으로 쫒겨나게 됩니다.
오승훈 경감은 교민들로부터 필리핀 경찰들과 붙어먹는 부패 경찰이라는 오해를 받지만 실상은 필리핀 경찰들로부터 철저히 무시당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조금씩 차무식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나갑니다. 결국 고 회장의 돈을 훔쳐 달아나려다가 마닐라의 환전소 앞에서 총격을 당해 사망한 호텔 매니저 김소정(손은서)와 필립(이해우) 사건의 배후에 차무식과 현지 범죄 조직의 커넥션이 있었음을 확인하게 되죠. 오승훈 경감이 권총 사격 연습을 하는 장면은 다가올 차무식과의 한 판 승부가 거의 전쟁 수준일 수 있음을 암시하는 듯 합니다.
그렇게 적어도 필리핀 내에서는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차무식이었지만 상황의 반전은 엉뚱한 곳에서 시작됩니다. 민 회장의 카지노 사업에 투자를 했던 건설회사 2세 최칠구 상무(송영규)는 자신을 배신한 민 회장에게 앙심을 품어 살인을 의뢰하게 되고, 이 살인 의뢰는 한인 식당 사장 진영희(김주령)와 그녀의 현지 동거남이자 아길레스의 세무과장 겸 마피아 보스인 호세를 통해 라울 시장에게 전달이 됩니다. 필리핀 아길레스는 최무식의 볼튼 호텔 카지노가 있는 가상의 도시이지만 그렇게 시장과 세무과장 같은 공직자들이 범죄 조직의 일원이기도 한 곳으로 [카지노]에서는 그려지고 있는 것이죠.
민 회장이 한인타운의 사무실에서 총에 맞아 죽는 장면은 바로 [카지노] 시즌1의 첫 장면으로 연결됩니다. 무소불위의 존재였던 차무식이 현지 국가수사국(NBI)에게 긴급 체포되었던 것은 바로 차무식이 민 회장 암살의 배후로 지목되었기 때문이었죠. 물론 차무식은 필리핀 국가수사국 요원들에게 이끌려 기자들 앞에 선 자리에서도 아주 당당할 따름이었죠. 살인 사건의 피의자가 그런 기자회견장 같은 자리에 앉게 되는 건 뭔가 이상한 설정이긴 하지만 [카지노]는 그런 걸 세심하게 따지면서 보는 종류의 드라마는 아니니까요.
시즌2 4화 이후의 차무식은 아마도 필리핀에서 추방 조치되거나 한국인 살인 사건 용의자라는 이유로 본국 송환되는 처지가 되지만 결국 풀려나서 필리핀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차무식이 자리를 비운 사이 측근이었던 양정팔(이동휘)과 이상구(홍기준)에게 지하실에 숨겨놓은 현금 창고가 털리는 등 배신을 당하게 되는 거겠죠. 그리고 코리안 데스크의 오승훈 경감과의 전쟁 같은 대결도 마지막 피날레를 위해 남겨두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차무식의 전사와 필리핀에서의 성공담들을 비롯해 비교적 슬렁슬렁하는 내용이 많았던 시즌1에 비해 시즌2는 드디어 이야기의 시점이 현재로 돌아오게 되면서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는 것 같습니다. 남은 4화 ~ 8화의 5개 에피소드를 앞으로 수요일 저녁마다 기다리며 지켜보게 되겠네요. @
(2023. 2. 16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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